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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푸는 순서 (★)▶[검]

潤盛 2021. 3. 27. 11:12




밥 푸는 순서

친정에 가면
어머니는 꼭 밥을 먹여
보내려 하셨다.

어머니는
내가 친정에 가면
부엌에도 못 들어
오게 하셨고

오 남매의
맏이라 그러셨는지
남동생이나 당신보다
항상 내 밥을
먼저 퍼주셨다

어느 날
오랜만에 친정에서
밥을 먹으려는데
여느 때처럼
제일 먼저 푼 밥을
내 앞에 놓자
어머니가
"애 그거 내 밥이다"
하시는 것이었다



민망한 마음에
"엄마 웬 이유...?
늘 내 밥을
먼저 퍼주시더니.."
하며 얼굴을 붉혔다

"그게 아니고,
누가 그러더라
밥 푸는 순서대로
죽는다고
아무래도 내가
먼저 죽어야 안 되겠나."

그 뒤로 어머니는
늘 당신 밥부터 푸셨다.
그리고 그 이듬해
어머니는 돌아가셨다.

어머니 돌아가신 후
그 예기를 생각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남편과 나, 중에
누구 밥을
먼저 풀 것인가를
많이 생각했다
그러다 남편 밥을
먼저 푸기로 했다



홀아비 삼 년에
이가 서말이고

과부 십 년에는
깨가 서 말이라는
옛말도 있듯이

뒷바라지해주는
아내 없는 남편은
한없이 처량할 것
같아서이다

더구나
달랑 딸 하나 있는데
딸아이가
친정아버지를 모시려면
무척 힘들 것이다

만에 하나 남편이
아프면
어찌하겠는가...?
더더욱 내가 옆에 있어야
할 것 같다

남편을 먼저 보내고
고통스럽더라도
내가 더 오래 살아서

남편을 끝까지
보살펴주고 뒤따라
가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때부터 줄곧
남편 밥을
먼저 푸고 있다
남편은 물론 모른다

혹 알게 되면 남편은
내 밥부터
푸라고 할까...?

남편도
내 생각과 같을까...?

원하건대
우리 두 사람 늙도록
의좋게 살다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나중에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오늘 아침도
그의 밥을 먼저 퍼서
상에 올린다



? 인터넷에서 가저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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