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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 팔월(八月)의 아침
이영남
덥다고 너무 덥다고
저리 가라고
밀어 보내지 않아도
머물고 떠날 때를
알고 있는 여름은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잠깐 머물다
금세 떠날 줄을 알면서도
호들갑을 떨며
아우성을 치던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색을 하며
또 가을을 반기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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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짧디 짧은
가을 정취를 느끼기도 전에
그림자처럼 사라질 것을
모르지 않으면서
마치 가을이
영원이 있어줄 것처럼
취하다가
언제 떠났는지도 모르고......
우리는 그렇게
단순하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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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같이
넓고도 푸르고 깊은
그 팔월의 하늘을
몇 번 보지도 못했는데
우리 곁을
떠날 채비를 하니
매미의 구애는 더욱 애절하고
밤엔 풀벌레 소리가
무디어진 감성을 깨우는
팔월의 끝자락
창가 나팔꽃
청포도 줄기가 오늘은
더 멋지게 하늘거리며
여름과의 작별을 고하는
늦 팔월의 아침에
왜 또 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리 많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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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생각만 해도 미소가
번지는 나의 인연들....
"발은 어떠냐"라고
묻는 친구의 카톡에
나는 또 배운다
사소한 것 같아도
아픈 데는 어떠냐?
잘 지내느냐?
보고 싶다고,
만나자고 하면서
누군가의
아침을 상큼하게 열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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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산책길에
백작이 꺾어다
머리맡에 놓아준
이름 모를 꽃의
그 진한 향기 같은 마음으로
팔월의 끝자락을
보내야지~
작심삼일도
매일 한다면....
오늘은 쉴까 하던 챠밍 타임을
친구가 당연한 듯
오후에 봐~~........
창가에
나팔꽃 청포도 넝쿨이
하늘거리며 나의 아침에
고개 끄덕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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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매미소리 들린다
언제 들어도
아련하고 정겨운 그 소리가
하늘로 퍼져나가고
오랜만에 비치는
아침 햇살이 반가운
늦 팔월의 아침이다.
[출처] 늦 팔월의 아침
= 이영남 =
우리 벗님들~!
健康조심하시고
親舊들 만나
茶 한잔 (소주 한잔) 나누시는
여유롭고 幸福한
나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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