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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年不滿百(생년 불만 백) (★)▶[검]

潤盛 2020. 10. 17. 15:59




生年不滿百(생년 불만 백)

가슴속에 쌓였던
世塵(세진)을
깨끗이 떨쳐 버리고

고요한 산속을 걸으니
마음이 그렇게도
상쾌할 수가 없었다.



無我(무아)의 세계는
바로 나의
마음속에 있는 것을,

왜 이제까지
헛된 굴레와 부질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번뇌만 거듭하여 왔는가.



生年不滿百(생년 불만 백)
常懷千歲憂(상회 천세 우)

백 년도
다 못 사는 주제에
천년의 근심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했던가

아침저녁으로
바라보던 그 산아요
그 물이건만

비어 있는 마음으로
바라보니 새삼스럽게
아름다워 보였다.



아아,
산과 물이 이렇게도
좋은 것을

이제까지는 왜 모르고
살아왔던가.
문득 옛詩 한 수가
머리에 떠 오른다.



水綠山無厭 (수록 산무 압)
山淸水自親 (산 청수 자친)
浩然山水裡 (호연 산수리)
來往一閑人 (래왕 일한 인)

물이 푸르러
산이 좋아하고
산이 푸르러
물이 좋아라네

시원스러운 산과 물
사이를 한가한 나그네
홀로 걸어가네.



누군가가
자기를
노래해 준 것 같았다.

산중에는
오가는 사람조차 없이

흐르는 물소리와
지저귀는 새소리만이

길손의 귀를
사뭇 싱그럽게 해
주고 있었다.



오늘 가다 싫으면
내일 가고,
동으로 가다 싫으면
서로 가면 그만인
無軌道(무궤도)의 旅路(여로),

물가에 털썩 앉아서
목청을 돋우어
옛시조 한 수를
읊조려 본다.



나비야 청산 가자
범나비 너도 가자

가다가 저물거든
꽃에 들어 자고 가자

꽃에서 푸대접하거든
잎에서나 자고 가자.

그 누가
읊은 시조였던가.

自由自在(자유자재)란
바로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깊이 산속으로
들어가면서
다시 조선왕조의
개국공신이요,

藝文館 大提學
(예문관 대제학)을
지냈던 선비

仙庵 劉敞(선암 유창)의
<幽興(유흥)>이라는
제목의 시가 떠오른다.



步逐閒雲入翠林 (보축 한운 입 취림)
松風澗水洗塵襟 (송풍 한수 세진 금)
悠悠浮世無知己 (유유 정세 무지기)
只有山禽解我心 (지유 산금 해아 심)

한가한 구름 따라
숲 속에 들어서니

솔바람 냇물 소리
옷깃을 씻어주네

뜬 세상에 이 흥취를
아는 사람 그 누구랴

다만 저 산새만이
내 마음을 알아 주리.



앞사람의 時調(시조)며,
뒷사람의 漢詩(한시)며,

모두가 禪味(선미)에
넘치는 詩歌(시가) 임에
틀림이 없어 보였다.



가도 가도 보이는 것은
산과 나무와 물 뿐이요,

들리는 것은 새소리와
물소리 바람소리뿐,

좀처럼 人家(인가)는
보이지 않는다.

= 옮긴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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