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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이상화 (★)▶[검]

潤盛 2022. 4. 11. 19:30



Music: 내일은해가뜬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詩人 : 이상화

지금은 남의
땅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끌었느냐
누라 부르더냐
답답 워라 말을 해다오.



바람은 내 귀에
속삭이며
한 자욱도 섰지 마라
옷자락을 흔들고
종다리는 울타리 너머
아씨같이 구름 뒤에서
반갑다 웃네.

​고맙게 잘 자란
보리 밭아
간밤 자정이 넘어
내리던 고운 비로

너는 삼단 같은
머리를 감았구나
내 머리조차
가뿐하다.

​혼자라도
기쁘게나 가자
마른논을 안고 도는
착한 도랑이
젖먹이 달래는
노래를 하고 제 혼자
어깨춤을 추고 가네.



​나비 제비야
깝죽거리지 마라
맨드라미 들마꽃에도
인사를 해야지

아주까리
기름을 바른 이가
지심 매던 그 들이라
다 보고 싶다.

​내 손에 호미를
쥐어다오
살찐 젖가슴과 같은
부드러운 이 흙을
발목이 시도록
밟아도 보고 좋은 땀조차
흘리고 싶다.

​강가에 나온
아이와 같이
짬도 모르고 끝도 없이
닫는 내 혼이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우습다 답을 하려무나

​나는 온몸에
풋내를 띄고
푸른 옷을 푸른 설움이

어우러진 사이로
다리를 절며 하루를 걷는다
아마도 봄 신명이
지폈나 보다.

그러나 지금은 -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

[출처]
대선 결과 /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이상화
작성자 떡조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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