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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잘 가시게 (★)▶[검]

潤盛 2022. 5. 16. 19:07



Music: 본래의 마음 - 명상음악

원효, 잘 가시게

어느 날 원효대사가
외출을 했다가
분황사로 돌아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느 스님이
길을 가로막더니
반갑게 아는 척을 하는
것이 아니겠어요?

​"반갑구려 원효대사!
대사께서 쓴 글을
읽어 보았는데 깊이가
정말 대단하더군요!"

​"보잘것없는 글인데
송구스럽습니다."

​"대사!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저랑 같이 어디 가서
식사라도 하시지요."

​나이가 많아 보이는
그 스님은
원효 대사를 데리고
천민이 사는 동네로
향했습니다.



솔직히
원효대사는 그때까지
천민이 사는 동네에
가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젊은 시절
화랑이었을 때는
당연히 갈 이유가
없었고

출가해
스님이 된 뒤로는
공부하느라 갈 일이
없었던 것이죠.

​스님은
어느 주막집에 이르러
자리를 딱 잡고 앉더니
큰소리로 외쳤어요.

"어이, 주모!
여기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술상 하나 봐주게나."

​그 순간 원효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수행하는 사람이
술상이라니'

원효대사는
자리에 앉지도 않고
곧바로 뒤돌아
나와 버렸습니다.

​"어이! 이보시오.
원효대사!"
등 뒤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해 버렸습니다.

이때 갑자기
그 스님이 이렇게
외쳤습니다.

​"원효 대사,
마땅히 구제해야 할
중생이 지금 여기 있거늘
어디 가서 별도의
중생을 구제한단
말이오?"



​그 말을 듣는 순간
원효는 그 자리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원효는 자신의 공부가
부족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이치는 깨쳤지만
실천이 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원효는 승려들을
가르치던 스승 역할을
그만두었습니다.

남을 가르치고
글을 쓰는 대신
머리를 기르고
신분을 숨긴 채
절에 들어가 부목(負木)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부목이란 사찰에서
땔나무를 마련하는 일 등
온갖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입니다.

즉 젊은 승려들에게
무시당하며
땔나무를 구하고
아궁이에 불을 지폈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절에 꼽추 스님이
있었는데

다들 그 스님을
'방울 스님'이라
불렀습니다.

걸식을 할 때
아무 말 없이 방울만
흔들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은
것이었죠.



방울 스님은
공양 때가 되면

다른 스님들처럼
제때에 와서
밥을 먹지 않고

꼭 설거지가
다 끝난 뒤에 부엌을
찾아와 남은 누룽지를
달라고 했습니다.

​"아이참!
저 스님은 꼭 저렇게
늦게 와서 사람을
귀찮게 한다니까"

부목들은
그런 방울 스님을
무시하곤 했어요.

하지만 원효만은
방울 스님을 정성껏
모셨습니다.



​하루는
원효가 마루를 닦다가
학승(學僧)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보아하니
대승기신론
(大乘起信論)을
공부하면서
논쟁을 펼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원효가
그 옆에서 들어보니
학승들이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원효는
자기 신분을 망각한 채
불쑥 끼어들며
말했습니다.



​"스님들!
그건 그게 아니라
이런 뜻입니다"

​그러자
난리가 났습니다.

​"아니,
일개 부목 주제에
어디 스님들
공부하는 데 와서
이러니 저러니
아는 체를 하는 게냐?"

​그제야
자기가 실수했음을
알아차린 원효는
얼른 고개를 숙여
사죄를 했습니다.

​"소인이 뭘 모르고
저도 모르게 아무 소리나
막 튀어나온 모양입니다.

부디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시오."



​공부 판이 깨진 스님들은
스승을 찾아가서
'대승기신론'이
너무 어려워 이해하기
힘들다며 하소연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원효가 쓴 '대승기신론 소'를
건네주면서 말했습니다.

​"자, 이것으로
공부해 보거라!"

​스님들이
그 책을 잃어보니
깊이가 있음에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일개 부목이 한 소리가
그 책에 그대로 적혀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스님들은
이상하다 싶어
부목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했습니다.

원효는 신분이
들통 날 위험에 처하자
몰래 절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모든 대중이
다 잠든 시각 원효 스님은
대문을 살짝 열었습니다.

그때 문간방에 있던
방울 스님이
방문을 탁 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원효, 잘 가시게."
방울 스님의 이 한마디에
원효는 그 자리에서
확연하게 깨달았습니다.​



사실 그 절에 있던
부목과 다른 스님들은
원효 대사를 알아볼 수
없었지만

원효대사만은 그들의
일거수일투족과
공부 수준을 꿰뚫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원효대사는 방울 스님을
몰랐지만 방울 스님만은
원효대사를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원효, 잘 가시게."
이 한마디로 원효는
그때까지 가지고 있던
자신의 환영을
확 깰 수 있었습니다.



[출처]
<원효, 잘 가시게>
(모셔 온 글)

☘ 이야기의 핵심 ☘

어리석은 사람들은
눈을 감고 세상이 어둡다고
아우성입니다.

이때는 지금 당장
내 눈을 뜨는 것이
먼저입니다.

​깊은 성찰의 시간을
지속적으로 가진다면
밝은 눈을 뜨는 데
도움이 됩니다.

눈을 뜬 이후에도
세상이 어둡다면
불을 밝혀야 합니다.



이렇게 먼저
자신의 눈을 뜨고,
세상을 위해 불을 밝히는
노력이 바로 붓다가
오래전에 우리에게 전한
가르침의 근본입니다.

​ 과거는
이미 지나가 버렸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아서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깨어 있는 삶으로 밝게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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