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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因緣)(★)▶[검]

潤盛 2022. 10. 14. 19:46



Music: 백년의 약속

인연(因緣)

대한항공 객실
승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서서영 씨,

​10여 년 전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객실 승무원들이
한 차례의 서비스를
마친 후,

일부가 벙커
(여객기 안에 있는
승무원들의 휴식
공간)로
휴식을 취하러
간 시간이었습니다.



서 씨가
더 필요한 것이
없는지

객실을
한 바퀴 도는데
할머니 한 분이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하며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습니다.

​뭔가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
서 씨가 다가가
여쭸습니다.



​“도와드릴까요?

할머니 어디
편찮으신 데 있어요?”

​할머니는 잠시
아주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서 씨 귀에 대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가씨~

내가 틀니를
잃어버렸는데,

어느 화장실인지
생각이 나지 않아.

어떡하지?”



서 씨는

“제가 찾아보겠다”며
일단 할머니를
안심시킨 후
좌석에 모셨습니다.

​그러곤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객실 안에 있는
화장실 쓰레기통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 없고,

두 번째도 없고,

마침내
세 번째
쓰레기통에서
서 씨는 휴지에
곱게 싸인 틀니를
발견했습니다.



​할머니가
양치질하느라
잠시 빼놓고
잊어버리고 간 것을
누군가가

쓰레기인 줄 알고
버린 것이었습니다.

​서 씨는 틀니를
깨끗이 씻고
뜨거운 물에
소독까지 해서
할머니께 갖다
드렸고,

할머니는
목적지에 도착해
내릴 때까지
서 씨에게 여러 번
“고맙다”는
인사를 했습니다.



세월이 한참 흘러
그날 일이,

서 씨의
기억 속에서 까맣게
잊힐 즈음
서 씨의 남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남자 친구와
결혼을 약속,

지방에 있는
예비 시댁에
인사드리기로 한 날이
며칠 남지 않은
날이었습니다.



​남자 친구는
서 씨에게,

“미국에서
외할머니가
오셨는데,

지금
서울에 계시니
인사를 드리러 가자”라고
했습니다.

​예비 시댁
어른 중 나이가 가장
많은 분이라

서 씨는
잔뜩 긴장한 채
남자 친구를 따라
할머니를 뵈러
갔습니다.



​그런데 할머니를
뵌 순간 어디서 뵌 듯
낯이 익어 이렇게
얘기했답니다.

​“할머니,

처음 뵙는 것
같지가 않아요
자주 뵙던 분
같으세요.”

​그러자
할머니께서는 서 씨의
얼굴을 가만히
쳐다보시더니
갑자기 손뼉을 치며
“아가!

나 모르겠니?

틀니, 틀니!”
하더랍니다.



​그러곤
그 옛날 탑승권을
여권 사이에서
꺼내 보이는데,

거기에는
서 씨 이름이 적혀
있더랍니다.

​할머니는 언젠가
비행기를 타면
그때 그 친절했던
승무원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이름을 적어
놓았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외손자와
결혼할 처자가
비행기를 타는
아가씨라 해서
혹시나 했는데,

이런 인연이
어디 있느냐”며
좋아했고,

서 씨는
예비 시댁 어른들을
만나기도 전에
사랑받는 며느리가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도
사랑받으며
잘살고 있고요.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
‘인연’이
생각나는 계절,

문득 이런 글귀가
떠오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 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도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

​모두 아름다운
인연 만들어 가시면
참 좋겠습니다.

​-옮겨온 글입니다.

[출처]
인연(因緣)
작성자 황금 거미

🔶 좋은 글 중에서 🔶

編輯 : 潤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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