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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 동냥 온 거지 과부의 청을 흔쾌히 들어준 머슴 부부(★)▶[검]

潤盛 2022. 11. 6. 16:34



Music: 월악산

동냥 온 거지
과부의 청을 흔쾌히
들어준 머슴 부부


옛날 옛적에
어느 곳에 자식도 없이
단둘이 사는 머슴
내외가 살았습니다.

젊었을 때
열심히 머슴 살아서
나이 들어 돈을 꽤 벌어서
머슴살이 관두고
기와집을 사서 잘살았는데
자식은 없지만,

금실이 너무 좋아
남부러울 것 없이 잘
살았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이 집에 웬 거지 아낙이
밥을 얻어먹으러
왔습니다.

그래 밥을
한 그릇 퍼다 주고서
가만히 보니 아 이 거지
아낙의 배가 남산만
하는 것입니다.

만삭이 다 됐단
말입니다.

그런 몸으로
여기저기 빌어먹으러
다니는 걸 보니 참
안 됐지 뭡니까.

1


“보아하니
홑몸도 아닌데
대체 가장은
어디 있기에 혼자서
그러고 다니오?”

“저와 남편은
본래 혈혈단신으로 만나
단둘이 살았는데
과거 보러 떠난 남편이
1년이 다 되어도
돌아오지 않기에

남편을 찾으러
나섰다가 길을 잃고
이 꼴이 되었습니다.”
하는 것이었습니다.

참 딱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주인 내외는
의논 끝에
거지 아낙을 집에
두기로 했습니다.

몸 풀 때까지만이라도
여기서 쉬라 하고
그날부터
방 하나를 치우고
거기서 묵게
했습니다.

거지 아낙은 고마워서
절을 열두 번도 더 하고
그 집에 눌러
살았습니다.

2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거지 아낙이
아이를 낳았는데
참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턱
낳았습니다.

주인 내외는
제 일처럼 좋아서
사방 금줄을 치고
아이와 어미의
바라지를 지극정성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좋은 일에는
궂은일이 따르기
마련인가

아이 낳은 지
이레 만에 아낙이
그만 산 독으로
저세상으로
갔습니다.

주인 내외는
슬퍼하며
후히 치상 하고
아이는 마땅히
보낼 때도 없는지라
자기들이 맡아서
기르기로 했습니다.

비록 남의 아이라 해도
자식 없는 집에 복덩이
같은 아들이 생겼으니
경사라면 경사지
않겠습니까?

주인 내외는 온갖
정성을 다해 아이를
키웠습니다.

3


동네방네 업고 다니며
동양 젖을 얻어 먹이고
밤낮으로 어르고
달래며 고이고이
키웠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배냇짓을 그만두고
걸음마를 할 무렵
뜻밖에도 안주인에게
태기가 있더니
달이 차서 아들을 턱
낳았단 말입니다.

자식 없는 집에
아들 하나만 생긴 것도
감지덕지할 판인데
한꺼번에 둘을 얻은 셈이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따지자면
하나는 남의 자식이오
하나는 내 자식이니
정이 더 가고
덜 가는 차이가
있음 짓 하건마는

워낙 심덕이
후한 사람들인지라
조금도 층하를
두지 않고 두 아들을
하나같이 정성 들여
키웠습니다.

4


아이들도 커가면서
절로 부모 마음을 담는지
형님·아우 하면서 우애가
극진한 것입니다.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서
두 아들은 장골 사내가 되고
주인 내외는 노인이
됐습니다.

덕을 쌓은 집에는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긴다는 옛말이 맞는지
그동안 네 식구가
부지런히 일한 덕분인지
집안 살림도 아주
넉넉해졌습니다.

하루는
주인 내외가 서로
의논하기를

“우리가 이제
죽을 날도 머지않았으니
아이들에게 사실을
다 말해주고 재산도
물려주는 것이
어떻겠소.”

“그럽시다.

그런데 재산은
어떻게 나누어 줄
참이오?”

“어느 집이든지
맏이가 할 일이 많으니
맏이에게 다 물려주고

둘째에게는
먹고살 만큼만 넘겨
주도록 합시다.”

5


“내 생각도 그래요
그렇게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 것 같아요.”

이렇게 의논을 하고
두 아들을 불러서
자초지종을 다
이야기하고
재산 물리는 약속도
했습니다.

이러이러해서
맏이가 우리 자식이
되었노라 하고 맏이는
핏줄을 타고난
자식이 아니지만,

재산을 맏이에게 물려
주겠노라 했습니다.

그러니
맏이가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저는 여태 제 부모가
친부모인 줄 알고
살아왔는데 알고 보니
친부모가 아니거든
말입니다.

게다가 친자식도
아닌 저한테 재산을
다 물려주겠노라
하니 더 놀랄 일
아니겠습니까.

6


맏이는 며칠 동안
끙끙 앓다가
집을 떠나기로
작정을 했습니다.

저는 남의 자식이요
아우는 친자식인데
저 때문에 아우가
푸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한
것이지 말입니다.

차라리
저 하나 없으면
아우가 맏아들
대접을 받고 재산도
다 물려받을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편지 한 장을 써놓고
밤중에 몰래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집을 떠난 맏이는
정처 없이 갔습니다.

가다 보니 바닷가에
이르게 됐는데
바다 맞은편 벼랑 위에서
짐승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나는
것입니다.

뭐가 저러나 하고
가만히 보니

원숭이 새끼들이
벼랑 위에서
바다 쪽을 보면서
마구 시끄럽게 울고
있었습니다.

7


그래서 바다
쪽을 보니 어미
원숭이가 바위 끝에
엎어져 있는데

게 수십 마리가
집게발로
원숭이를 집어서
바다로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어미 원숭이가
먹이를 구하러 바닷가에
내려간 것을 게란 놈들이
덮친 것입니다.

그걸 보고
맏이가 달려가서
게를 쫓고 원숭이를
구해줬습니다.

그러니 원숭이들이
좋다고 치 뛰고
내리뛰고 하더니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맏이가
바위에 앉아 쉬고
있으려니까 아까 그 어미
원숭이가 다시 벼랑 위에
나타나서 이리
핼끔 저리 핼끔
살피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벼랑을 타고
쪼르르 내려와서
옆에 놓아둔 보따리를
냉큼 집어서 달아나
버리지 뭐겠습니까.

8


뭐 손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원숭이 몸놀림이
좀 빠르지
않겠습니까.

맏이는
어이가 없어서
“저런 놈의 짐승을 봤나.

저를 살려준
은공을 갚지는
못할망정
남의 보따리를
채가다니!”

하고 탄식을
했습니다.

보따리에는
헌 옷가지와 짚신
두어 켤레가 들어
있을 뿐이지만은
그게 없으면
먼 길을 못 가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조금 있으니
아까 그 원숭이가
또 벼랑 위에
나타나서 핼끔
거리지 뭡니까.

그러더니 또
벼랑을 타고 쪼르르
내려와서 이번에는
아까 가져간 보따리를
도로 갖다 놓고
가버리는 것입니다.

9


무슨 놈의 원숭이가
남의 보따리를
훔쳐 갔다가
돌려줬다가 쓸데없이
장난을 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찌 됐든 보따리를
도로 찾았으니 돼지
않았겠습니까.

보따리를 막대에
꿰어서 어깨에 둘러메고
길을 떠났습니다.

한참 가다 보니
뒤에서 왁자지껄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돌아보니 말 탄 군사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달려오는 것입니다.

“게 섰거라
당장 거기 서지 못할까.
그 보따리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어서 끌러 보아라.”

하는 것입니다.

보따리에
들어 있긴 뭐가 들어
있겠습니까.

헌 옷가지와
짚신 두어 켤레
뿐인걸.

10


그래서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그런데 끌어놓고 보니
이게 무슨 놈의 조화인지
보따리 속에
번쩍번쩍하는
금은보화가 잔뜩 들어
있지 뭡니까.

그걸 보고 군사들이
대뜸 맏이에게
오라를 지우고
호통을 치기를

“이 천하의 몹쓸
도둑놈 같으니라 하고
그게 무엇인지 아느냐

이웃 나라에서
우리나라 임금님께
바치려고 실어 오던
보물이다.

그런 귀한 걸 훔치고도
살기를 바랐느냐”
이런단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원숭이들이 저희 딴에는
은공을 갚는다고
보물을 훔쳐서
제 보따리에 들어 있던
물건과 바꾸어 넣어
놓았나 봅니다.

11


그러나 저러나
그 때문에 꼼짝없이
큰 도둑으로
몰렸으니 탈이 났지
않겠습니까.

맏이는 할 수 없이
군사들에게
이끌려 관가에
갔습니다.

관가에서는
나라의 보물을 훔친
도둑을 잡았다고
야단법석을 떨면서
문초도 제대로
안 하고 죽이려 든단
말입니다.

아무리 울부짖으며
전후 사정을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는 것입니다.

하기야
원숭이가 보물을
훔쳐다 줬다는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

이렇게 해서
맏이는 애매하게
도둑 누명을 쓰고
죽게 되었는데

큰 도둑을 처형한다는
소문이 나니
온 고을 사람들이
구경하러 몰려올 게
아니겠습니까.

12


그런데 마침
이때 맏아들을
찾아 헤매던
늙은 내외도
소문을 듣고 그 자리에
오게 됐습니다.

구경꾼들
틈에 섞여 형장에
끌려 나오는 죄인을
가만히 보니

아 그게 바로
자기네 맏아들이거든
말입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맏아들이 도둑질할
사람이 아니란
말입니다.

부모는 자식을
다 아는 법이지
않겠습니까.

저건 틀림없이
누명을 쓴 것이다.

이렇게 짐작하고
사또 앞에 나가 애원을
했습니다.

“사또 저 아이는
우리 아들이 온데
절대 도둑질을 할
아이가 아닙니다.

13


부모가 수천 금
재산을 물려주려는 것을
받기 싫어서 집을
나간 놈입니다.”

하고서
그동안 일어났던 일을
죄다 털어놓았습니다.

거지 아낙을 거두어
아이를 얻은 일부터
시작해서

두 아들이 커온
내력과 재산을
물려주려 했다가
집을 나간 일까지
세세하게 아래였단
말입니다.

그랬더니
사또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한참 동안 무엇인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그때 그 거지 아낙이
혹 자기가 어디 사는
누구라는 말은 하지
않더냐 하고 묻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렴풋이 들은
기억이 나는지라

아무도 사는
아무개라 하더라고
일러주었습니다.

14


그랬더니
사도가 깜짝 놀라면서
그만 두 눈에 눈물을
줄줄 쏟아내는 겁니다.

알고 보니
천만뜻밖에도 이 고을
사또가 바로
그 거지 아낙의
남편이지 뭡니까.

사연인즉슨
그때 과거 보러 갔다가
급제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만 급 병을
얻어서 쓰러졌는데
병이 나아 정신을
차리고 보니 1년이
지난 것입니다.

집을 찾아가니
아내는 벌써
자기를 찾으러 떠나고
없었습니다.

그 뒤로
아내를 찾으려고
원이 되기를 자청하여
이 골을 저어 골을
옮겨 다니며
수소문을 했다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맏이는 바로 이 고을
사또의 아들이란
말이지 않겠습니까.

15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도둑이라고
죽일 것이 아니라
오히려 효자라고
상을 줘야 할 일이거든
말입니다.

그래서 누명도 벗고
친아버지도 만나고 해서
참 일이 다 잘 풀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처럼
사람들이 선한 마음과
측은지심을 알고
행동한다면
언젠가는 꼭 복 받지
않겠습니까.

🔶 옛날이야기 중에서 🔶

編輯 : 潤盛






우리 벗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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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 한잔 (소주 한잔) 나누시는
餘裕 롭 고 幸福한
나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