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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대하여/신경림(★)▶[검]

潤盛 2023. 3. 7. 17:58



Music:

산에 대하여 /신경림

산이라 해서
다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다 험하고
가파른 것은 아니다
어떤 산은 크고
높은 산 아래
시시덕거리고 웃으며
나지막이 엎드려 있고

또 어떤 산은
험하고 가파른
산자락에서
슬그머니 빠져
동네까지 내려와
부러운 듯
사람 사는 꼴을
구경하고 섰다



그리고는 높은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순하디 순한 길이
되어주기도 하고

남의 눈을 꺼리는
젊은 쌍에게 짐짓
따뜻한 사랑의 숨을
자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래서 낮은 산은
내 이웃이던
간난이네 안방
왕골자리처럼
때에 절고



그 누더기 이불처럼
지린내가 배지만
눈개비나무 찰피나무며
모싯대 개쑥에 덮여

곤줄박이 개개비
휘파람새 노랫소리를 듣는
기쁨은 낮은 산만이 안다

사람들이
서로 미워서 잡아 죽일 듯
이빨을 갈고 손톱을
세우다가도 칡넝쿨처럼
머루넝쿨처럼 감기고
어우러지는 사람 사는
재미는 낮은 산만이 안다



사람이 다 크고
잘난 것만이 아니듯
다 외치며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니듯

산이라 해서 모두
크고 높은 것은 아니다
모두 흰 구름을
겨드랑이에 끼고
어깨로 바람
맞받아치며 사는
것은 아니다

🔶 좋은 글 중에서 🔶

編輯 : 潤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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