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고 비 세 번 (사랑방 이야기) 강원도 인제군 상남면 미산리 에 장한영이라는 아이가 살고 있었다. 대대로 내려오는 선비 집안이었지만 어려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어머니는 삯바느질을 해서 겨우 집안 살림을 꾸려 가면서도 성심껏 아들의 공부 뒷바라지를 했다. 한영은 고생하는 어머니를 생각해서 열심히 글을 읽으니 학문이 점점 깊어져 갔다. 세월이 흘러 한영의 나이 열여섯, 어엿한 총각이 되었다. 그런 그의 귀에 한양에서 과거 시험이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한영이는 자신의 공부를 시험할 겸 꼭 과거를 보고 싶었다. 하지만 집안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말을 못 하고 고민할 뿐이었다. 그런 그한테 어머니가 물었다. “얘야, 요즘 왜 이리 기력이 없고 낯빛이 어둡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