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혼(招魂)"에 얽힌 부초 같은 인생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이 시엔 슬픈 사연이 깃들어있다. 1902년 평안북도 구성군에서 김정식이란 이름의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3살 때, 김정식의 아버지는 일본인들에게 폭행을 당해 정신 이상자가 된다. 정식은 할아버지 집으로 옮겨져 아픈 상처를 가진 채 성장했다. 이후 오산학교에 진학한 그는 3살 많은 누나 오순을 알게 된다. 정식은 종종 오순과 마을 폭포수에서 따로 만나며 마음을 의지했다. 정식이 14살이 될 때까지 둘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일제강점기 하에 서로의 상처를 치유해주며 연인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정식에게 행복은 너무나도 짧았다. 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