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이 바람에 무너지지 않는 까닭은 틈 때문이다. 돌과 돌 사이에 드문드문 나있는 틈이 바람의 길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내륙의 바람이 시멘트 담장을 무너뜨려도 제주의 돌담을 허물지 않는 이유 단 하나 돌담은 바람의 길을 막아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돌담을 바람도 굳이 허물고 지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나는 그런 돌담 같은 사람이 좋다. 담장처럼 반듯하고 격이 있어 보여도 군데군데 빈틈이 있어 그 사이로 사람 냄새가 새 나오는 그런 사람이 좋다. 꼭 완벽할 필요는 없다. 사실 완벽한 사람도 없다. 완벽이란 이름으로 힘들게 찾은 사람 냄새나는 빈틈을 메워 버리는 바보만 있을 뿐... 그대 빈틈을 허 하라. 바람이 돌담에 스며들듯 사람이 사람에게 스며들 수 있도록... = 출처 작성자 황유정 = 우리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