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僧은 품어보지 못했소 윤 참판은 그럴듯한 허우대에 인물 준수하고 언변 또한 좋아 자유자재로 사람들을 울리고 웃기는 재주를 가졌다. 열두 살에 초시에 붙고 열여섯에 급제를 한 빼어난 문필에 영특하기는 조선천지 둘째가라면 서럽다. 성품도 너그러워 그를 미워하는 사람이 없는 데다, 선대로부터 재산도 넉넉하게 물려받아 나랏일을 하면서 일전 한 닢 부정하는 일이 없으니 모든 사람들이 그를 우러러본다. 한겨울에 맨발로 다니는 거지에게 자기 신발을 벗어주고 땟거리가 없는 집엔 곡식 자루를 보낸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 있고 처자식에게 자상하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도 하나의 티가 있다. 여자를 너무 좋아하는 것이다. 노소 미추, 신분고 하를 막론하고 치마만 둘렀다 하면 사족을 못 쓰는 것이다. 수많은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