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갈 것인가? 정년 퇴임한 지 몇 개월 되지 않은 한 교수가 방송에 출연할 일이 생겨서 방송국에 갔다. 낯선 분위기에 눌려 두리번거리며 수위 아저씨에게 다가갔더니 말도 꺼내기 전에 “어디서 왔어요” 라고 묻더라는 것. 퇴직해서 소속이 없어진 그분은 당황한 나머지 “집에서 왔어요” 라고 대답해 한바탕 웃은 적이 있는데, 다른 한 교수도 방송국에서 똑같은 경우를 당한 모양이다. 그러나 성격이 대찬 그분은 이렇게 호통을 쳤다고 한다. “여보시오. 어디서 왔냐고 묻지 말고, 어디로 갈 것인지 물어보시오. 나 ○○프로에서 출연해 달라고 해서 왔소.” 마침 그 프로그램 진행자인 제자가 멀리서 보고 달려가 모셨다. 그 제자는 “역시 우리 교수님 말씀은 다 철학이에요. 우리의 인생에서도 어디서 왔냐 보다 어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