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의 삶 凡谷(정영학) 나는 연어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니 엄마 냄새가 가득한데 어디에도 내 엄마는 이미 없었다. 인고의 홀로서기는 연습 없이 보호막 없이 태어나자마자 바로 실전에 들어갔다. 나는 엄마 찾아 이리저리 헤매다가 무작정 엄마 냄새를 따라 아래로 아래로 기약 없이 내려갔다. 아무리 내려가도 엄마 냄새는 나는데 엄마는 끝내 없었다. 그래도 나는 헤엄처야 했고. 먹어야 했고, 싸워야 했다. 그러면서 점점 엄마 아빠가 되어갔다. 어느덧 아기를 한 아름 몸에 안았을 때 나 태어났던 곳이 문득 그리워졌다. 두말없이 나는 내 엄마의 냄새를 아직 잊지 않고 왔던 길을 거슬러 올랐다. 그 길은 길고도 험한 인고의 수로였다. 바다 건너 강을 거슬러 태산보다 높은 폭포도 타고 올라 기진맥진한 나를 호시탐탐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