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옹이 적선지가 필유여경 (積善之家 必有餘慶) 주막집 장대비 쏟아지던 날 밤 천둥 번개 치고 비가 퍼붓듯 쏟아지는데 주막집의 사립문 앞에서 누군가 울부짖는 사람이 있었다. “영업 벌써 끝났소.” 자다가 일어난 주모는 안방 문을 쾅 닫아버렸다. 그때 열두어 살 먹어 보이는 사동이 나와서 사립문을 열어보니 한 사람이 흙담에 등을 기댄 채 질척거리는 흙바닥에 퍼질러 앉아 있었다. 고주망태가 된 술꾼인 줄 알았는데 술 냄새는 나지 않았다. 가시넝쿨 속을 헤맸는지 옷은 찢어졌고, 삿갓은 벗겨졌고, 도롱이는 비에 흠뻑 젖어 있으나 마나다. 사동이 그를 부축하며 뒤뜰 굴뚝 옆에 붙어 있는 자신의 쪽방으로 데려갔다. 내일이 장날이라 장사꾼들이 빼곡하게, 새우잠을 자는 객방에는 자리가 없었을뿐더러 흙투성이를 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