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 목포의 눈물 "아저씨 박스 없으니까 다음에 오세요" / 엄상익(변호사) 고위직 법관을 지낸 선배가 있다. 법정에서 재판장인 그의 모습을 볼 때마다 고개가 저절로 숙여지는 카리스마가 흘러나오곤 했었다. 부드럽고 관대하지만 그 너머에는 총명과 지혜가 넘쳐흘렀었다. 소박한 그는 노년이 되어서도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옷을 입고 다녔다. 어느 날 그를 만났더니 웃으면서 이런 얘기를 했다. “동네 과일가게 앞에 가서 과일을 내려다보고 있었어. 그랬더니 잠시 후에 가게 주인이 나보고 ‘아저씨 박스 없으니까 다음에 오세요’라고 하는 거야. 처음에는 그게 무슨 소린가 했지. 그러다가 생각해 보니까 내가 그 가게에서 버리는 박스를 얻으려고 온 불쌍한 노인으로 생각했던 거야. 허 참.” 늙으면 그렇게 초라하게..